[SW마에스트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4기 합격 수기
어쩌다 보니 소마를 붙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활동이 너무 없어서 떨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운이 좋게도 붙게 되어서 앞으로 거의 노베로 소마를 지원하시는 분들께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제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왜 지원했나요
사실 소마를 하겠다고 생각한 건 대학을 입학할 때였습니다. 새내기 카페에서 소마를 했던 친구 프로필을 봤는데, 그때 소마에 관심이 생겨서 대학 다니면서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거기다 소마를 붙으면 돈을 꽤 많이 받기도 해서, 돈 없는 대학생한테는 이거만 한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2. 현재 상태 점검
소마 14기를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는 이것저것 글을 찾아봤습니다.
자소서도 쓰고 코딩 테스트도 하고 면접도 본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내가 각 과정에서 뭘 어필해야 할지를 생각해두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가 해온 게 뭐가 있는 지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었죠.
제가 어필할 만하다고 생각한 활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대학교 컴공 프로젝트, 알고리즘, 웹 총 3개 학회 학회원
- 2022년 1년 간 프로젝트 학회 학회장
- 새내기 때부터 약 1년 간 진행한 게임 개발 프로젝트(결국 엎어짐)
- 알고리즘 공부 좀 했음(백준 P5)
이 외에도 1년 동안 회사를 다녔던 것도 있고, 외주를 받았던 것도 있지만 그 부분은 일을 했을 때도, 글을 쓰는 지금도 잘 모르는 내용이라 과감하게 제외했습니다.
달랑 이것들로 소마를 지원하려고 하니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지원하기로 했으니 있는 재료로 자소서를 맛있게 써보려고 했죠.
3. 자소서 작성
14기 소마 모집 공지가 뜬 게 1월 9일이었고, 약 한 달간 자소서를 쓸 시간을 줬습니다.
문항은 총 4개로, 13기와 문항은 같았던 것 같아요.
별 거 없는 제 활동들로 자소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든 질문에서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모든 문항은 400-3000자까지 작성이 가능했습니다.
질문 1. 소프트웨어분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남들과 달리 특별한 노력을 한 경험을 서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등학교 때 간단한 게임 개발을 해봤고,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세 개의 학회에 모두 가입해 활동한 점을 어필했습니다.
그리고 제 활동 중에서 질문에 맞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은 알고리즘 공부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왜 알고리즘 공부를 하게 됐는지부터 시작해 알고리즘 공부를 진행한 과정과 결과, 이후 느낀 점을 풀어냈습니다.
질문 2. 귀하의 장래희망을 서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담백하게 제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원래는 어떤 꿈을 갖고 있었는지, 그렇게 어떤 활동을 해나갔는지부터 그 과정에서 제 가치관이 어떻게 변화했고 꿈이 바뀌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냈습니다.
질문 3. 귀하께서는 2023년도 「SW마에스트로」 과정에서 동료 연수생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완성하여야 합니다. 어떤 능력을 갖춘 연수생들과 어떠한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귀하의 구체적인 계획을 서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엎어진 것이 아쉬워서, 그때 배운 점을 토대로 게임 개발을 끝까지 하고 싶다고 썼습니다.
질문 4. 2023년도 「SW마에스트로」 과정에서는 연수생에게 장학금, IT기기, 프로젝트 활동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며, 본인이 희망하는 온라인 강의와 프로젝트 수행을 도와주는 멘토를 통해 귀하의 SW능력을 향상 및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귀하께서 본 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라는 제 생각을 풀어냈습니다.
이렇게 자소서를 거의 일주일 동안 열심히 썼고, 마감 당일 새벽에 제출했습니다.
분량은 각 문항마다 1000자 내외로 썼던 것 같아요.
면접을 준비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자소서는 최소한의 예의를 확인하고 면접 때 일부 활용하기 위한 용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면접에서 잘 방어할 수 있는 내용들로 적당히 채워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도 모르고 제발 자소서에서만 붙여달라고 난리쳤던 제 자신이 기억이 납니다...
4. 1차 코딩 테스트
여차저차 1차 코딩 테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언어는 원래 사용하던 파이썬을 사용했습니다.
알고리즘을 위해 따로 준비한 건 없었고, 그냥 감만 찾아두자는 생각으로 1-2월 동안 문제를 한 20개 정도 푼 게 다네요.
SQL은 아예 처음 해보는 거라 조금 쫄아서 w3schools의 SQL 튜토리얼이랑 프로그래머스의 SQL 고득점 kit을 돌려봤습니다. 결과적으로 SQL은 손도 못 대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미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머스 플랫폼에서 코테가 진행됐고, 사전 테스트는 꼭 해두시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사전 테스트에 있는 문제는 큰 의미 없는 것 같아요.
문제는 총 5문제로, 알고리즘 4문제, SQL 1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문제를 유출할 수는 없으니 유형이랑 느낌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 1.
선형 구현 문제였습니다. 문제 내용을 직관적으로 구현하는 문제였어요. 개인적으로는 브론즈1~2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2.
다양한 풀이가 있을 것 같은데, N이 매우 작아서 완탐으로 풀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버2~3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3.
역시 N이 작아서 조합으로 풀었던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버3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4.
역시 N이 작아서 그리디하게 풀 수 있었던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골드5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5.
SQL 문제였는데, 함수를 몰라서 시원하게 포기했습니다. SQL에서 문자열 다루는 건 코테에서 처음 봤습니다.
저는 코테 진행하면서 큰 문제가 없었는데, 알고보니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45분이 더 주어진 상태로 코테를 진행한데다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느꼈고, 대부분 구현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기에
체감 상 거의 다 4솔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나중에 알아보니 보통 2솔 정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5. 2차 코딩 테스트
글을 쓰면서 이런저런 후기를 찾아보며 알게 된 사실인데, 서버 오류로 미응시자 제외 전원 합격을 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팩트체크를 한 내용은 아니라 카더라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무튼 2차 코테를 준비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SQL을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개강 첫 주와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많이 준비를 하지 못했고, 심지어 코테 전 날에는 술까지 마셨습니다.
그렇게 우당탕탕 코테를 쳤고, 역시나 5문제에 알고리즘 4문제, SQL 1문제였습니다.
문제를 유출할 수는 없으니 유형이랑 느낌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 1.
선형 탐색으로 풀 수 있었던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버5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2.
처음에는 이분 탐색을 생각했는데, 이후에 그리디하게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땅히 풀이가 생각이 안 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골드3~4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3.
최대한 문제를 간소화시켜서 풀었고, 큐를 사용해 O(n)에 풀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버1~2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4.
N이 그렇게 크지 않아 DFS랑 BFS를 적절히 섞어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없어 풀지 못했습니다.
이후에 생각해 보니 3차원 DP 또는 플로이드-워셜과 2차원 DP를 이용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골드1~2 정도 되는 난이도 같았습니다.
문제 5.
SQL 문제였는데, UNION ALL을 사용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UNION ALL을 몰라서 데이터 추출까지 다 해두고 못 풀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2솔을 했고, SQL을 깔짝거린 노력이 가상해 조금 더 좋게 봐주시거나 알고리즘 2솔을 더 높게 쳐주시면 붙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이때는 전원 합격인 줄 모르고 있어서 떨어져도 할 말 없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너무 못 쳤다고 생각했거든요.
6. 심층 면접
어떻게 된 일인지 2차 코테까지 뚫어버렸습니다.
사실 알고리즘을 그나마 열심히 했어서 코테는 뚫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떻게 잘 된 것 같았어요.
면접을 가기 전에 제출하기 위한 노션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기본적인 양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해당 양식에 맞춰서 제 활동들을 기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베에 가까운 분들께 추천하는 방식은, 기술 스택 부분을 과감하게 제외하는 것입니다.제 경우 괜히 얄팍하게 아는 지식들을 면접에서 방어할 자신이 없었고, 그렇다고 뭣도 없는 기술 스택을 포폴에 기입하자니 조금 없어 보여서 과감하게 해당 부분을 제외했습니다.
면접 일자는 첫날에 배정받았고, 면접 날짜와 시간은 변경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저는 그날 학교 강의를 다 빠지고 면접을 갔더랬죠...
면접은 강남에 있는 aT센터에서 진행됐습니다.
가서 신분증 체크를 하고 나서 목걸이랑 면접비 3만 원을 받았습니다.
주섬주섬 챙겨서 대기실에 갔는데, 한 타임에 25명이 면접을 보는 것 같았어요.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다들 정장이나 코트 입고 계신데 혼자 가죽 입고 있으니 괜히 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면접실은 5개에 각 면접실마다 5분의 면접관이 계셨고, 각 면접실에는 총 5명이 들어가는, 5대 5 면접이었습니다.
면접실 입실 직전에 겉옷을 벗어둬도 괜찮다고 하셨는데, 이왕 혼자 가죽 입은 거 끝까지 입고 있자고 생각해서 입고 면접실에 들어갔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가면 먼저 3분 타이머를 설정하고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솔직히 면접 준비를 거의 안 해서 포폴 내용을 요약 정리하다가 시간이 넘어가 거의 5분 가까이 주절댔습니다.
시간 초과인 상황에서 끝까지 마무리를 하려고 하니 눈치를 주셨는데, 애매하게 끝내는 것보단 확실하게 하는 게 나은 것 같아서 그냥 끝까지 발표했습니다.
저한테 들어온 질문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소마에 붙으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요?
- 알고리즘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백엔드 쪽이 자신 있어 백엔드 쪽을 하고 싶습니다.
백엔드 쪽이 자신 있다고 했는데 왜 코테에서 SQL 문제는 둘 다 풀지 못했나요?
- SQL을 이번 코테로 처음 접해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게임 개발이나 알고리즘 공부 말고 다른 활동은 해본 게 없나요?
- 고등학교 때 MATLAB으로 CNN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적 있습니다.
본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인가요?
- 새내기 때 했던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록 결과물이 나오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들이 다채로운 문제들을 직면하며 재밌게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게임 개발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단 잘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게임 개발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소서에 이와 똑같은 내용을 써뒀는데, 면접할 때에는 몰랐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
- 비록 기술적으로 부족할지언정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열심히 길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정도로 하고 면접이 끝났습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는데, 포폴 발표를 제외하면 인당 5-6분 정도 질문을 진행한 것 같아요.
옆에서 같이 면접을 보신 분들은 다들 플젝이나 커리어가 좋으셨습니다.
현직 대학원생 분도 계셨고, 플젝 잘하신 분도 계셨고, 올 2월에 대학 졸업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분들한테는 기술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계속 들어간 데 비해 저한테는 별 질문이 없이 끝나서 이거 진짜 망했구나 싶었습니다.
면접하는 내내 압박감이 계속 느껴져서 힘들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면접 스터디 같은 것도 오픈카톡으로 구할 수 있었다는데, 나도 해볼 걸 싶었습니다.
7. 최종 결과 및 후기
진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고, 면접을 보고 나서는 이건 떨어졌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인들한테도 면접을 너무 조졌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이렇게 붙어버려서 쑥스럽네요.
개인적으로 면접에서 제가 붙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몰입'입니다.
과연 이 사람이 소마 기간 동안 소마에만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 부분에서 제가 높게 평가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서울 소재의 대학에 재학 중이라 출퇴근도 용이하고, 거기다 딱히 바빠 보이지도 않는 대학생으로 소마에 올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 판단해 제가 뽑힌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또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본인의 소마 목표에 창업을 엮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꽤 그럴듯하게 말이죠.
주변 분들은 그런 말은 없었고, 오히려 취업이라고 답변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소마는 창업이 주 목표라고 선배한테 들어 그 부분을 준비해 갔거든요.
이 부분을 잘 연결 지어서 면접을 준비하시면 합격할 가능성이 꽤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소마에 붙은 게 아직도 어안이 벙벙합니다.
겨우 이 정도의 사람이 소마에 어떻게 붙은 건지 의아하기만 해요.
소마에 붙어서 자기소개를 노션에 올려둬야 하는데, 이미 올려둔 사람들 내용을 보니 정말 휘황찬란합니다.
오히려 붙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더 느는 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열심히 해야겠죠.
소마를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파이팅입니다.